HCI

9호선 급행열차와 대한민국의 HCI 수준

길을 묻다 2023. 5. 13.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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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CI라고 하면 뭔가 대단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HCI라고 하는 것은 사람들이 한 눈에 잘 알아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인데. 

 

이게 설명하는 게 참 까다로워서, 서울에 사는 사람들이라면 모두 아는 지하철 9호선으로 설명을 한번 해보겠다. 

과연 사진에 보이는 열차는 일반열차일까? 급행열차일까? 그건 아무도 알 수 없다. 열차가 급행열차인지, 완행열차인지 어디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으므로,. 

 

물론 열차가 들어올 때, 그리고 열차가 출발하기 전 안내 방송을 해준다. 

 

지금 들어오는 열차는 완행열차 입니다. 또는 지금 완행열차가 출발합니다. 이렇게. 

 

하지만 서울에 가서 완행 열차를 탈 때 마다 당황하는 것은 5호선에서 갈아탈 때 이다. 환승 구역에서 교통카드로 체크하고. 9호선 플랫폼으로 들어섰는데, 열차가 들어와 있는 경우가 많다. 그때마다 내가 지금 타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한참을 고민한다. 무지...

 

순간의 선택이 10분, 20분을 좌우하므로. 

 

그리고 안내 방송이 들려온다. 지금 출발하려는 열차가 급행인지 완행인지 알려주는. 그런데 들리지 않는다. 워낙 사람이 많고. 소음이 심해서 안내 방송이 들리지 않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아주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스크린 도어 위에 지금 도착해 있는 열차가 급행열차인지 완행열차인지 표시만 해주면 된다. 

 

표시를 어떻게 해준다? 아래의 사진을 한번 보자. 

 

위의 사진처럼. 노란색 신호등, 빨간색 신호등 하나씩만 설치해주면 된다. 노란색 신호등은 완행. 빨간색 신호등은 급행이라 '약속'만 하면 되니까. 

 

그런데 이렇게 간단한 걸 아무도 하지 않는다. 어떤 언론도 지적하지 않는다. 

 

왜?

 

다들 모르니까. 

 

HCI에 대해 이렇게 다들 무지하니까. HCI가 대단한 것으로 생각하고. 첨단 과학인 걸로만 생각한다.

 

그게 아니면, 디자이너들만 알아야 하는 '지식' 정도로 치부해버린다. 

 

이게 어떻게 코딩하는 컴퓨터 공학도 또는 그림 만드는 디자이너만 할 수 있는 일인가? 빨간 신호등의 색감을 결정하고, 노란 신호등의 색상을 결정하는 것은 디자이너가 해야 하고. 

 

신호등이 작동하도록 센서를 제어하는 일은 공학도가 할 일이지만.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느냐? 이런 것을 연구하고 결정하는 것은 인문학도가 하는 일이다. 그런데 아무도 HCI가 무엇이며 왜 중요한지 모른다. 

 

이런 수준에서 컴퓨터를 만들고 스마트폰을 만드니. 중국산과 큰 차이가 없다. 중국산과 큰 차이는 없는데, 애플에는 한참 밀려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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